핵심 요약
상대가 먼저 숙박업소를 제안했더라도 준강간죄 혐의는 성립할 수 있습니다. 블랙아웃이 쟁점인 사건에서 법원은 두 사람이 만나게 된 경위와 성적 접촉의 계기·정황도 살핍니다. 다만 그 사정만으로 결론을 내리지는 않습니다. 판단의 중심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성적 행위 당시 상대가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였는지입니다. 둘째는 행위자가 그 상태를 알고 이용했는지입니다. 형법의 준강간죄 규정은 그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한 사람을 처벌합니다.
법원은 숙박업소 동행이 문제 된 준강제추행죄 사안을 다룬 적이 있습니다. 상대가 조금만 자고 가고 싶다고 해 숙박업소에서 자자는 뜻인지 되물었다는 진술이 있던 사안입니다. 상대가 먼저 제안한 질문의 상황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법원은 스스로 걷거나 이름을 말한 모습만으로 심신상실이 아니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취지로 판단했습니다. 준강간죄와 준강제추행죄의 심신상실·항거불능은 같은 뜻으로 봅니다.
법원은 어느 시점의 상태를 볼까요?
법원은 성적 행위가 이루어진 바로 그 시점의 상태를 봅니다. 숙박업소로 가자는 말은 그보다 앞선 시점의 의사 표현입니다. 입실할 때 대화가 가능했더라도 이후 잠들었다면 판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의식을 잃은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법원은 준강간죄와 준강제추행죄가 보호하는 성적 자기결정권을 이렇게 설명합니다. 원치 않는 성적 관계를 거부할 권리를 보호한다는 취지입니다. 따라서 기준은 성적 행위 당시 정상적으로 판단하고 대응할 능력이 있었는지입니다. 그보다 앞선 동행 제안이 그 능력을 대신하지는 않습니다.
판결이 제시한 두 개념은 다음과 같습니다.
- 심신상실: 정신기능의 장애로 성적 행위에 대한 정상적인 판단능력이 없는 상태입니다.
- 항거불능: 심리적 또는 물리적으로 반항이 절대적으로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한 상태입니다. 심신상실 이외의 원인으로 이런 상태에 이른 경우를 뜻합니다.
판결은 이 범위를 완전히 의식을 잃은 경우보다 넓게 봅니다. 깊은 잠이나 술·약물로 판단능력과 대응·조절능력을 행사할 수 없었다면 여기에 해당합니다.
심신상실·항거불능 판단에서 블랙아웃과 패싱아웃은 어떻게 구분할까요?
음주 사건에서는 기억이 끊긴 것과 의식을 잃은 것을 구분합니다. 판결은 알코올 블랙아웃을 기억 형성에만 실패한 상태로 설명합니다. 패싱아웃은 술에 취해 수면에 빠지는 등 의식을 잃은 상태입니다.
피고인이 블랙아웃을 주장한다는 사정만으로 심신상실·항거불능이 부정되지는 않습니다. 판결은 의식을 잃지 않았더라도 저항력이 현저히 떨어진 상태를 따로 보았습니다. 술의 영향으로 의사를 형성할 능력이나 저항력이 현저히 떨어졌다면 항거불능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아래 표는 상대의 상태에 대한 판결의 설명입니다. 준강간죄가 성립하려면 행위자가 그 상태를 알고 이용했다는 점도 인정되어야 합니다.
행위 당시 상대의 상태를 세 가지로 나누어 판결의 설명과 판단상 의미를 정리한 표
| 행위 당시 상대의 상태 | 판결의 설명 | 심신상실·항거불능 판단에 주는 의미 |
|---|---|---|
| 기억 형성만 실패한 블랙아웃 | 기억장애 외에 인지기능이나 의식 상태의 장애에 이르렀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합니다. | 심신상실 인정이 어렵습니다. 다만 의식은 있어도 의사 형성 능력이나 저항력이 현저히 떨어졌다면 항거불능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전후 정황상 비정상 상태였음이 밝혀졌다면 단편적인 모습만으로 블랙아웃이라고 단정하지 않습니다. |
| 수면에 빠진 패싱아웃 | 심신상실 상태에 있었음을 인정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 심신상실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
| 의식은 있으나 의사 형성·저항 능력이 현저히 저하된 상태 | 항거불능에 해당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 항거불능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
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대법원 판결(준강제추행죄, 알코올 블랙아웃과 심신상실 판단)
따라서 나중에 기억이 안 난다는 사정 하나로 결론이 정해지지 않습니다. 걸었다거나 말을 했다는 한 장면도 여러 사정 가운데 하나입니다. 판결은 다음 두 경우 가운데 어느 하나가 증명된 때를 따로 판단했습니다.
- 사건 전후의 객관적 정황상 비정상적인 상태였음이 밝혀진 경우
- 정상적인 상태라면 동의하리라고 도저히 기대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는 경우
두 번째 경우는 두 사람의 관계 등에 비추어 판단합니다. 이런 경우 법원은 단편적인 모습만으로 블랙아웃이라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판단했습니다.
술에 취해 기억이 없는 경우의 추행 사건 판단 기준은 준강제추행 글에서 따로 정리했습니다. 이 글은 준강간죄에서 숙박업소 동행과 행위자의 인식이 어떻게 판단되는지를 다룹니다.
상대가 모텔을 언급했다는 진술이 있던 사건에서 법원은 어떻게 판단했을까요?
법원이 살핀 사실관계는 다음 순서로 전개됩니다.
- 두 사람은 그날 처음 만난 사이였고 나이 차이가 있었습니다.
- 피해자는 짧은 시간에 평소 주량을 넘는 술을 마셨습니다.
- 노래연습장 CCTV에는 피해자가 중심을 잃고 바닥에 쓰러지는 모습이 있었습니다.
- 피해자는 이후 들른 가게의 테이블에 엎드려 잠을 자기 시작했습니다.
- 피고인은 피해자가 조금만 자고 가고 싶다고 해 모텔에서 자자는 뜻인지 물었다고 진술했습니다. 피해자가 그러자고 답했다는 진술입니다.
- 먼저 들른 모텔 CCTV에는 피해자가 계단에서 휘청거리는 모습이 있었습니다.
- 경찰이 객실에 도착했을 때 피해자는 침대에 누워 잠을 자고 있었습니다.
이 사안에서는 다른 정황을 근거로 무죄로 본 판단도 있었습니다. 피해자가 모텔 계단을 스스로 올라간 점이 근거였습니다. 먼저 들른 모텔의 직원은 피해자가 반듯하게 서 있었다고 진술했습니다. 인터폰 너머로 피해자가 이름을 또박또박 말했다는 진술도 있었습니다. 피고인이 그 상태를 알고 이용했다는 점도 증명되지 않았다고 보았습니다.
그러나 이 판단은 그대로 유지되지 않았습니다. 법원은 스스로 걷거나 이름을 말한 점만으로 심신상실이 아니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피해자는 짧은 시간에 많은 양의 술을 마셨습니다. 처음 만난 피고인과 모텔에 가 그대로 잠들기도 했습니다. 인터폰으로 이름을 말한 뒤 다시 잠들었고, 경찰이 들어올 때도 누워 있었습니다. 추행 당시 심신상실 상태였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는 것이 법원의 판단이었습니다.
법원은 무죄 판단을 깨고 사건을 다시 심리하도록 했습니다. 유죄를 확정한 것은 아닙니다. 모텔을 언급했다는 진술과 스스로 걸은 정황이 있어도 결론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행위자가 그 상태를 알았는지는 어떻게 판단할까요?
준강간죄는 상대의 상태만으로 성립하지 않습니다. 행위자가 그 상태를 알고 이용했다는 점도 인정되어야 합니다. 위 사안에서 무죄로 본 판단의 근거에도 이 점이 들어 있었습니다.
위 사안에서 법원은 다음 사정을 살폈습니다.
- 두 사람의 관계와 나이 차이
- 모텔에 가게 된 경위
- 객실 안 경위에 대한 피고인 진술의 합리성
법원은 피해자가 성적 관계에 동의했다고 볼 정황을 확인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객실 안 경위에 대한 피고인 진술은 합리성이 없다고 보았습니다. 그래서 피고인이 그 상태를 알고 이용했다고 볼 여지도 충분하다고 밝혔습니다.
혐의를 받는 쪽의 설명은 다른 객관적 자료와 맞는지로 평가됩니다. 조사에서 한 진술이 나중에 달라지면 달라진 경위도 함께 검토됩니다. 혐의를 받는 쪽은 조사를 받을 때 변호사가 신문에 참여하도록 신청할 수 있습니다. 상대의 상태를 어떻게 인식했는지는 기억나는 대로 구체적인 장면으로 정리해 둡니다.
상대가 실제로 그 상태가 아니었다면 처벌되지 않을까요?
상대가 실제로는 그 상태가 아니었어도 처벌될 수 있습니다. 법원은 이 경우를 준강간죄의 불능미수로 판단한 바 있습니다. 행위자가 상대를 심신상실·항거불능 상태라고 인식한 경우입니다. 그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할 의사로 간음했다면 불능미수가 성립한다는 취지입니다. 불능미수는 결과가 생길 수 없었지만 위험성이 있어 미수로 처벌하는 경우를 말합니다. 형법의 불능범 규정은 이때 형을 감경하거나 면제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위험성은 행위자가 행위 당시 인식한 사정을 놓고 일반인의 관점에서 객관적으로 판단합니다. 따라서 상대가 심신상실·항거불능 상태가 아니었다는 사정만으로 판단이 끝나지 않습니다.
법원은 어떤 사정을 함께 살필까요?
피고인이 블랙아웃을 주장할 때 법원이 살펴야 한다고 판결이 밝힌 사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상대의 몸과 의식 상태
- 음주량과 음주 속도, 경과한 시간
- 평소 주량과 평소 음주 후 기억장애 경험 여부
당시 모습과 경위
- CCTV나 목격자로 확인되는 상태와 언동
- 두 사람의 평소 관계와 만나게 된 경위
- 성적 접촉이 이루어진 장소와 방식, 그 계기와 정황
상대의 특성, 피고인 진술, 사후 반응
- 연령·경험, 성에 대한 인식 정도, 심리적·정서적 상태
- 성적 관계를 맺게 된 경위에 대한 피고인 진술의 합리성
- 사건 이후 두 사람의 반응
누가 숙박업소를 먼저 말했는지도 판단 자료가 됩니다. 만나게 된 경위와 성적 접촉의 계기·정황을 함께 살핍니다. 법원은 이 사정을 나머지 사정과 함께 종합해 판단합니다.
사건 전후 사실관계는 어떻게 정리할까요?
고소를 준비하는 쪽이든 혐의를 받는 쪽이든 정리할 틀은 같습니다. 위 판결이 살핀 사정을 시간 순서대로 채우면 됩니다.
CCTV 영상은 시간이 지나면 지워질 수 있으므로 위치 목록을 먼저 만듭니다. 그다음 아래 순서로 정리합니다.
판결이 살핀 사정을 바탕으로 작성한 자료 정리 순서입니다.
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준강제추행죄 판결의 판단 요소를 바탕으로 작성
주의할 점 상대방이나 목격자에게 직접 연락하지 않습니다. 메시지는 지우지 않고 그대로 보존합니다. 혐의를 받는 쪽이 진술을 바꾸도록 부탁하거나 기록을 지우면 증거를 없앨 염려가 있다고 평가될 수 있습니다. 증거를 없앨 염려는 법이 정한 구속 사유 가운데 하나입니다.
CCTV가 있을 만한 장소는 술집·노래방·건물 출입구·숙박업소 등입니다.
작성 예: 시간대별 정리표
| 시각 | 장소 | 확인되는 모습 | 뒷받침 자료 |
|---|---|---|---|
| 술자리 종료 무렵 | 술집 | 마신 양과 속도 | 동석자 진술, 결제 내역 |
| 이동 중 | 거리·건물 | 보행 상태, 부축 여부 | 건물 CCTV, 목격자 |
| 입실 시 | 숙박업소 | 계단·엘리베이터 이용, 직원 응대 | 숙박업소 CCTV, 직원 진술 |
| 입실 이후 | 객실 | 연락 시각과 기록에 남은 내용 | 메시지·통화 기록(당시 상태는 다른 정황과 함께 검토) |
없어지기 전에 확보할 증거가 있다면?
미리 확보하지 않으면 나중에 쓰기 어려운 증거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때 형사소송법이 정한 증거보전 청구를 검토할 수 있습니다. 이 청구는 검사와 피의자·피고인, 그 변호사가 판사에게 할 수 있습니다. 첫 공판기일 전까지 청구할 수 있으며, 서면으로 사유를 소명해야 합니다. 고소하는 쪽은 확보한 자료를 수사기관에 내고 보존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피해자가 법정에서 증언하기 현저히 곤란하면 검사에게 증거보전 청구를 요청할 수도 있습니다. 성폭력처벌법의 「증거보전의 특례」 조항에 따른 절차입니다.
자료 확보는 당사자가 직접 나서기보다 변호사와 상의해 정할 수도 있습니다. 고소하는 쪽은 피해자 변호사의 조력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정리
상대가 먼저 숙박업소를 제안했다는 사정만으로 준강간죄 여부가 정해지지 않습니다. 법원은 행위 당시 상대의 상태와 행위자의 인식을 여러 사정과 함께 판단합니다. 기억만 끊긴 상태가 아니라 저항 능력이 현저히 떨어진 상태였다면 항거불능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사실관계는 시간 순서로 정리하고, 자료는 지우지 않고 보존하는 것이 좋습니다. 법령이 개정되어 기준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현재 적용되는 규정을 확인해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상대가 먼저 모텔에 가자고 했다면 준강간죄는 성립하지 않나요?
Q.상대가 기억이 안 난다고만 하면 심신상실로 인정되나요?
Q.상대가 걸어서 들어가고 이름도 말했다면 어떻게 되나요?
Q.지금 먼저 할 일은 무엇인가요?
- 형법: 준강간죄·준강제추행죄 규정 (law.go.kr · 2026-09-30 확인)
- 형사소송법: 구속의 사유 (law.go.kr · 2026-09-30 확인)
- 대법원 판결: 준강제추행죄, 알코올 블랙아웃과 심신상실 판단 (law.go.kr · 2026-09-30 확인)
- 형법: 불능범 (law.go.kr · 2026-09-30 확인)
- 형사소송법: 피의자신문 시 변호사 참여 (law.go.kr · 2026-09-30 확인)
- 형사소송법: 증거보전의 청구와 그 절차 (law.go.kr · 2026-09-30 확인)
- 성폭력처벌법: 증거보전의 특례 (law.go.kr · 2026-09-30 확인)
-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준강간죄 불능미수 (law.go.kr · 2026-09-30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