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에 취해 당시 상황이 기억나지 않는다는 진술은 준강제추행 사건에서 자주 등장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진술만으로 준강제추행죄의 성립 여부가 곧바로 정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수사기관과 법원은 기억이 남아 있는지보다 사건 당시의 실제 상태를 보여 주는 정황을 살펴봅니다. 피해를 호소하는 쪽과 혐의를 받는 쪽 모두 같은 준강제추행 판단 기준을 확인하게 됩니다. 사건 전후의 흐름을 어떻게 재구성하느냐가 주요한 쟁점이 됩니다.
준강제추행죄 뜻과 성립 요건
준강제추행죄는 사람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하여 추행한 경우에 성립합니다. 폭행이나 협박을 따로 사용하지 않았더라도 상대방이 저항하기 어려운 상태를 이용했다면 성립할 수 있습니다. 처벌은 강제추행죄의 예에 따르도록 규정되어 있습니다.
성립 여부는 상대방의 상태, 그 상태에 대한 인식과 이용, 추행 행위를 중심으로 판단합니다. 추행은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고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를 뜻합니다. 추행 여부는 행위의 객관적인 성격을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성적 욕망을 채우려는 동기까지 별도로 갖추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 판단 요소 | 확인 내용 |
|---|---|
| 상대방의 상태 |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였는지 |
| 인식과 이용 | 행위자가 그 상태를 알고 이를 이용했는지 |
| 추행 행위 |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가 있었는지 |
상대방이 술에 취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성립하는 것은 아닙니다. 반대로 상대방이 뚜렷하게 저항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동의가 있었다고 볼 수도 없습니다.
기억이 없다는 진술만으로는 부족한 이유
술에 취해 사건을 기억하지 못한다는 사실은 하나의 정황입니다. 이 진술 자체가 범행 당시의 항거불능 상태를 곧바로 증명하지는 않습니다. 사후의 기억상실과 범행 당시의 상태는 나누어 평가됩니다. 추행이 발생하던 시점에 정상적인 판단과 대응이 가능했는지를 살펴봅니다.
반대로 기억하지 못한다는 사정만으로 당시 의식이 있었다고 단정할 수도 없습니다. 그래서 수사기관은 진술 외에 당시 상황을 보여 주는 객관적인 자료를 함께 확인합니다. 파편화된 기억에만 의존하지 않고 사건 전후의 사실관계를 시간순으로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심신상실과 항거불능의 의미
심신상실은 성적 행위에 관해 정상적인 판단능력을 행사할 수 없는 상태를 말합니다. 깊은 잠에 빠져 있거나 술이나 약물로 일시적으로 의식을 잃은 경우가 여기에 포함됩니다. 항거불능은 심리적 또는 물리적으로 반항이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한 상태를 뜻합니다. 의식을 완전히 잃지 않은 경우도 판단 대상에 포함됩니다. 음주나 약물로 판단능력과 대응·조절능력을 행사할 수 없었다면 이에 해당할 수 있다는 취지입니다.
겉으로 드러난 저항이나 거부가 없었다는 사실만으로는 판단하기 부족합니다. 당시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는 상황이었는지를 종합적으로 검토합니다.
준강제추행 판례가 보는 블랙아웃
알코올 블랙아웃은 당시 의식과 행동은 어느 정도 유지되지만 나중에 그 기억이 남지 않는 현상을 말합니다. 의식 자체를 잃는 상태는 흔히 패싱아웃이라고 부릅니다. 이 구분을 근거로 블랙아웃이었다면 항거불능이 아니라는 주장이 나오기도 합니다.
그러나 준강제추행 판례는 이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법원은 피해자가 기억하지 못한다는 사정만으로 블랙아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는 취지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블랙아웃이었더라도 곧바로 항거불능이 부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음주로 정상적인 판단능력과 대응·조절능력을 행사할 수 없었다면 심신상실이나 항거불능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 블랙아웃: 의식과 행동은 어느 정도 유지되나 사후 기억이 남지 않는 현상
- 블랙아웃이라도 판단능력과 대응·조절능력을 행사할 수 없었다면 항거불능 등에 해당할 수 있음
- 기억하지 못한다는 사정만으로 블랙아웃이라 단정하지 않음
이때 법원은 일부 행동이 가능했다는 사정에만 치우치지 않습니다. 음주량과 음주 속도, 영상 자료, 사건 전후의 정황을 함께 종합합니다. 블랙아웃이라는 이름보다 당시의 실제 상태가 쟁점이 됩니다.
법원이 확인하는 음주와 행동 자료
법원은 영상과 결제 기록 등 객관적 자료와 관계자들의 진술을 함께 확인합니다. 술자리가 시작된 시각과 마신 술의 양, 음주 속도가 먼저 검토됩니다. 평소 주량도 당사자의 상태를 짐작하는 근거가 됩니다.
사건 현장 주변의 폐쇄회로 영상은 보행 상태나 자세를 통해 신체 통제 능력을 보여 줍니다. 함께 있던 사람들의 진술로 대화 내용과 발음이 분명했는지도 확인합니다. 이동 경로와 결제·교통 이용 내역도 사건의 흐름을 재구성하는 데 쓰입니다.
- 음주 관련 자료와 영상 기록은 가능한 한 빨리 확보하는 것이 좋습니다.
- 시간순으로 사실관계를 정리하면 상황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기 쉬워집니다.
사건 당시 스스로 택시를 호출하거나 비밀번호를 입력한 사실이 확인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러한 행동은 상황 대처 능력이 남아 있었다는 정황으로 주장될 수 있습니다. 물건을 고르고 직접 결제한 내역도 같은 취지로 제시되곤 합니다.
| 확인 항목 | 행동 예시 | 검토 내용 |
|---|---|---|
| 이동 및 조작 | 택시 호출, 비밀번호 입력 | 상황 대처 능력의 판단 자료 |
| 경제 활동 | 물건 선택, 직접 결제 | 의사결정 능력의 판단 자료 |
| 시점 간격 | 행동 시점과 추행 시점의 차이 | 그사이 상태 변화 여부 |
다만 몇 가지 정상적인 행동이 있었다고 해서 결론이 정해지지는 않습니다. 걷거나 대답을 했다는 사실만으로 전체 상태를 평가하지 않습니다. 행동한 시점과 추행이 일어난 시점 사이에 간격이 있다면 그사이 상태가 달라졌을 수 있습니다. 판단은 특정 행동 하나가 아니라 사건 전후의 전체 흐름을 기준으로 이루어집니다.
- 단편적인 행동 하나만으로 전체 상황을 속단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 확보한 증거가 전체 시간 흐름과 모순되지 않는지 점검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준강제추행 미수가 문제 되는 경우
준강제추행은 미수범 처벌 규정이 적용되는 죄입니다. 실행에 착수했으나 추행에 이르지 못한 경우에도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이미 추행에 해당하는 행위가 있었다면 상대방이 깨어나 도중에 멈췄더라도 미수가 아니라 기수로 평가됩니다.
준강제추행 무죄 여부는 공소사실이 합리적인 의심 없이 증명되었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당시 상대방이 심신상실이나 항거불능 상태였다는 점이 증명되지 않으면 기수로 처벌하기 어렵습니다. 행위자가 그 상태를 인식하고 이용했다는 점이 증명되지 않은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만 행위자가 상대방이 그런 상태라고 인식하고 이용하려 했다면 사정이 다릅니다. 상대방이 실제로는 그런 상태가 아니었더라도 미수 성립 여부가 따로 검토될 수 있습니다.
상대방이 실제로는 심신상실이나 항거불능 상태가 아니었던 경우도 쟁점이 됩니다. 이 문제는 준강간 사안에서 먼저 다루어졌습니다. 행위자가 상대방이 그런 상태라고 인식하고 실행에 착수한 경우가 그렇습니다. 여기에 더해 행위 당시 인식한 사정을 기준으로 결과가 발생할 위험성이 인정되어야 합니다. 이 요건까지 갖추어졌을 때 불능미수가 성립할 수 있다는 취지입니다. 같은 구조를 가진 준강제추행에서도 이 법리가 검토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상대방이 실제로는 그런 상태가 아니었다는 사정만으로 책임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당시 행위자가 상대방의 상태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었는지가 함께 확인됩니다.
피해를 입었다고 판단될 때 확인할 절차
피해를 입었다고 판단된다면 가능한 한 이른 시점에 신고 여부를 검토하는 것이 좋습니다. 사건 현장 주변의 영상 자료는 일정 기간이 지나면 남아 있지 않을 수 있습니다. 영상은 대부분 시설이나 차량을 운영하는 곳이 보관하므로 수사기관을 통해 확보를 요청하게 됩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당시 상태를 보여 주는 자료가 줄어든다는 점을 고려해야 합니다.
기억나는 범위에서 사건 전후의 일을 시간순으로 적어 두는 것도 자료가 됩니다. 확실하지 않은 부분은 추측으로 채우지 않고 기억나지 않는다고 남겨 두는 편이 낫습니다. 술자리에서 주고받은 메시지나 결제·이동 내역도 당시 상태를 보여 줍니다. 사건 직후 지인에게 상황을 알린 메시지가 남아 있다면 함께 보관합니다.
성폭력 범죄의 피해자는 형사절차에서 변호사의 조력을 받을 수 있습니다. 따로 선임하지 않았다면 검사가 국선변호사를 선정할 수 있습니다. 조사를 받을 때 신뢰관계에 있는 사람이 함께 있도록 요청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진술은 반복될수록 부담이 커지므로 초기에 사실관계를 정리해 두면 부담을 줄일 수 있습니다.
성폭력 피해자를 지원하는 공공 기관을 통해 상담과 의료 지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해바라기센터에서는 상담과 의료, 수사 지원을 한 곳에서 안내받을 수 있습니다. 여성긴급전화 1366은 시간에 관계없이 연결되는 상담 창구로 운영됩니다. 사건 직후 무엇부터 해야 할지 판단이 서지 않을 때 이러한 창구를 먼저 이용할 수 있습니다. 지원 기관을 이용한 기록도 사건 경위를 확인하는 자료가 됩니다.
준강제추행 공소시효와 특례
준강제추행 공소시효는 죄명과 법정형에 따라 법령이 정한 기간으로 정해집니다. 공소시효는 범죄행위가 종료한 때부터 진행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다만 성폭력범죄에는 공소시효에 관한 별도의 특례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피해자가 미성년자라면 공소시효가 성년이 된 날부터 진행하는 특례가 있습니다. DNA 증거 등 죄를 증명할 수 있는 과학적인 증거가 있으면 공소시효가 연장될 수 있습니다. 피해자가 13세 미만이거나 신체적·정신적 장애가 있는 경우에는 공소시효가 적용되지 않는 규정도 있습니다. 특례의 범위는 법 개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현재 적용되는 규정을 확인해야 합니다.
정리하면 준강제추행죄는 상대방의 심신상실이나 항거불능 상태를 인식하고 이를 이용해 추행했을 때 성립합니다. 술에 취해 기억이 없다는 진술은 그 자체로 결론을 정하지 않습니다. 법원은 블랙아웃이었더라도 당시의 실제 상태를 전후 정황과 함께 살핍니다. 행위자가 그런 상태라고 인식하고 이용하려 했다면 실제로는 아니었더라도 미수가 검토될 수 있습니다. 공소시효에는 피해자의 나이 등에 따른 특례가 있어 개별 확인이 필요합니다. 성범죄 사건을 집중적으로 다뤄 온 변호사와 함께 자료를 시간순으로 정리하는 방법도 있습니다.